프리랜서 신화 플렉스

Etc 2013. 2. 14. 11:41 |


1.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



국내 SI 시장은 매우 기형적으로 형성되어 있다.




일단 정부 주도나 규모가 큰 사업은 삼성 SDS, SK C&C, LG CNS 가 거의 쥐고 있다.

(거의란 단어보다 모두란 단어가 맞을지도...)


이건 뭐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겠지만...



그럼 보통의 SI 업체들은 그들의 하청을 받아서 살아가야 하는데, 그것 또한 쉽지 않다.


중간 마진을 떼먹기 위한 영업과장만 있는 회사들이 돌아다니며, 그런 사업들을 수주해 버린다.




SI 업체는 그럼 그 영업 회사와 계약을 하느냐고?



아니다... 또 중간 마진을 떼먹는 회사들이 그 회사와 계약한다...



그리고 그 순환고리 사이에서는, 이른바 "선생" 이라고 불리우는 컨설턴트와 그 회사까지 붙는다. 




보통의 회사들은 갑을병정의 정에라도 끼면 다행인 그런 모양새랄까?



(tip 이랄까? 누군가 저 세 회사의 로고가 찍힌 명함을 들고 다닌다고 해서, 모두 정직원이라고 믿지 말지어다.)






(그들만의 리그일 뿐이다)







2. 두번째 케이스




공룡들을 제외한 다른 대기업들도 모두 전산팀 정도는 가지고 있다.




뭐,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그 전산팀이 회사의 모든 일을 해야할 것 같지만, 이상하게도 나중에는 전산팀을 분리해서 자회사를 차린다.


분리해버렸다고 해서, 전산팀이 아주 없어지는게 아니다... 새로운 전산팀을 또 만든다.



현재의 전산팀은 PM 을 하고, 개발 사업은 전에 분리된 자회사에게 줘버린다.

기업에 따라 다르지만 분리된 후 몇년간은 사업을 그 회사에만 주게 되어있다.



하지만 자회사라는 것은 결국 온실 속 화초일 뿐... 자생력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실무는 대부분 하청을 돌리고 PM 만 맡아왔는데, 개발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넘쳐날리 만무한 것 아니겠는가...



엉망스레 프로젝트가 진행이 되니, 다시 하청을 돌리기 시작한다.


보통의 SI 회사들은 그 하청을 받아먹으며 살아가야 하는데... 그 사이에는 또 영업 회사들이 중간에 붙어 마진을 챙긴다.






그런데 전산팀을 다시 만들거면, 왜 쓸데 없이 자회사로 분리를 하냐고?


정년퇴직한 임원들이 모두 집에서 놀며 여생을 보내는게 아니라면... 과연 어디로 자리를 옮겨갈 지를 생각해보기 바란다



(시마 과장을 보면 좀 아시려나...)








3. 세번째 케이스




이렇듯 자체 프로젝트를 하지 못하고, 하청만을 하며 살아가니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하청이란 것이 인력 규모에 맞게 들어오는 것이 아니거니와, 프로젝트가 끝나면 바로 다음 일이 시작되는 것도 아니고 기다려 주지도 않는다.



그런 불안한 상황 속에서 회사를 돌리는 방법은 간단 명료하다.


정규직은 일정규모 이하로만 유지하되, 프리랜서를 고용해야 한다.



그런데 프리랜서란 것이, 특정 회사와만 일하는 것이 아니고 원한다고 바로 뚝딱 하고 나오지도 않는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검증이 되어 있는 사람이 극히 적다는 것이다. 실력으로건, 다른 면으로건...



프리랜서 문제가 발생하면 당연히 뒷수습은 직원이 모두 도맡아야 하는데...


직원이라고 놀고 있었겠는가? 당연히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젠 다들 예상하시겠지만... 끝없는 밤샘과의 싸움이다.


(애니메이션이 개발로 바뀌었다 뿐이지, 이러닝과 다를게 없다)









4. 그럼에도 시장이 돌아가는 원리





그런 척박한 곳에서 어떻게 살아남느냐고?



사업이 매우 매우 많으니까...




알고보면 정부나 보수적인 대기업들, 그리고 금융권들은 사실 시스템을 잘 안바꾼다...


안정성이 우선이란 측면에서는 이해할 수도 있는 면이고, 다르게는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코볼과 포트란이 아직도 살아숨쉬는 곳이 바로 그곳인데...




그런데 왜 사업이 많냐고?




아무런 일도 안하는데 돈을 주는 회사는 없다.


정부 또한 아무데나 예산을 낭비하지는 않는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고 하겠지만, 글의 이해를 위해서 일단 믿고 넘어가라...)




전산 담당 부서가 있다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시스템을 안바꾼다고 그냥 놀겠는가?



없는 일도 사업을 벌려서 실적을 만들어야, 부서에 예산도 편성이 되고 진급도 하는 것이다.


유지보수 만으로는 티가 안나지 않는가...



그게 아무리 남이 보기에는 쓰잘데기 없는 일일지라도 말이다...






(이제 이해가 가실거다)








5. 이해 관계의 성립




앞서 말했지만 그들은 코어 시스템을 자주 바꿀 수 없다.


그러면 어떤 일을 벌려야 할지 답은 나와있다. 바로 VIEW 단을 바꾸는 사업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나이 드신 임원분들이 이걸 딱히 싫어하지도 않는다는 거다.



왜냐면 사실 코어 시스템을 바꿔봤자, 그분들이 알래야 알 수도 없는것 아니겠는가...

A 알고리즘을 획기적인 B 알고리즘으로 바꿧다고 해서, 프로그래머가 아닌 사람들한테 그걸 어떻게 설명하겠나?



그분들이 바뀌었다고 느끼는건 결국 속도와 디자인이다...



당연히 전산팀의 요구도 그런 쪽으로 향하게 되어있기 마련인데...



그런 전산팀 앞에 영업맨들이 플렉스란 녀석을 들고 나타났다.






6. 플렉스의 등장




플렉스 시장이 곧 SI 시장인지라 좀 많이 돌아왔다.




어쨌든...



초반에 정통 플래시 개발자들은 (사실 플래시 개발자 중에 정통인 사람이 있나?) 플렉스를 보고 안좋은 소리를 많이 했었다.


바로 속도와 메모리 때문일 것인데...




여기에 함정이 하나가 숨어있는 것이...



그렇다고 기존의 시스템들이 그렇게 빠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때만 해도 AJAX 는 나오지도 않았고, 모든걸 서버에서 처리하는 것이 대부분이였는데...


쿼리를 날리지도, 페이지를 새로 로드하지도 않고 화면이 쉭쉭 바뀌다니!!!!



플렉스는 시장의 요구와 너무나도 걸맞는 녀석이었다.




시장이 요구하고 제품이 있다... 그러니 다음 수순은 당연히 플렉스 회사들의 등장이었다.






7. 공급과 수요의 경제학




팽창하는 시장에 비해, 개발자의 수가 너무 부족했다.


플렉스는 다른 분야보다도 더욱 그러했던 이유가 있는데...



플렉스는 플래시와 달리 서버 사이드 언어쪽의 기술도 가지고 있어야 했기에, 플래시 개발자들을 그대로 흡수할 수 없었다.



회사로부터 플렉스를 하라는 명령을 받은 서버 사이드 언어 개발자들도 마찬가지였다.


mxml까지는 어찌어찌 공부해서 하겠지만...

컴포넌트를 만들려면 플래시를 알아야 한다는데, 그들에게 플래시는 디자인 툴이 아니던가!!!


(일례로 국내 플렉스 총판을 맡고 있던 D사도 모 프로젝트에 차트를 못만들어서, 내가 개발한 차트를 납품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플렉스 회사들은 많이 생겨났지만, 몇몇 선임들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신입으로 채워지기 마련이었고...


월급과 회사에 불만이 많은 개발자들은 당연히 프리 선언을 하기 시작했다.


그 근간에는 프리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덜한 SI 시장과도 맞아 떨어졌다.

(정정하겠다. 프리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기 보다, 어쩔 수 없이 프리를 써야하는 시장이다)


그러면서 플래시 개발자들에게는 이런 소문이 들리던거다...



누구누구가... 한달에 얼마씩 받는다더라....






8. 전설로 남다... S사 글로벌 프로젝트




이런 시장의 현상 속에서 엄청난 사건이 일어났다.



S사에서 플렉스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그 금액의 규모가 무려...




2조였다.




(이정도는 되야 그냥 껌값)




물론 내가 계약서로 확인한 금액도 아닌, 들리는 소문이였고...


순진한 학생들이 아닌 이상, 그 돈 전부가 개발자의 몫이 아님을 깨달아야 하지만...



그래도 그 엄청난 스케일의 압박에 수십여개의 회사들이 그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사실 알고 보면, SI 프로젝트란 것이 몇억은 정말 우습다.

(물론 작은 프로젝트들도 존재한다)


그리고 투입되는 인원들의 수도 수십명 이상은 흔하다...



그러니 보통 한 회사에서 일을 맡지 못하고, 여러 하청 회사들이 같이 일을 하게 되는데...



동료들 끼리도 아웅다웅 싸워가며 살아가는데,


밤샘으로 신경이 날카로워진 상황에서, 내 이익을 나눠먹으려는 다른 회사 사람들과 부딪혔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 것 같은가?





(농담이 아니라, 모 SI 프로젝트에서는 날라차기를 직접 목격했다.)





게다가 PM들은 왜이렇게 자주 사라지고, 프리랜서들은 왜 그렇게 이상한 사람들만 많은 건지...








9. 다른 시장, 같은 결론... 같은 시장, 다른 결론




플래시의 종말론이 고해지자, 플렉스 업계에도 같은 상황이 도래했다...



어찌 보면 이는 모든 사업의 마지막 모습이 비슷하리라...



당연히 사람들이 떠나가기 시작했는데, 역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1. 기업의 전사시스템은 보통 단절된 네트웍의 데스크탑으로만 접하게 된다.


2. 모바일은 아예 따로 만들어진다.


3. 쓸데 없는 사업은 자주 하지만, 실상은 자주 바꾸려 하지 않는다.


4. 기업 시스템은 유지 보수가 안되면, 정말로 정말로 큰일난다.


5. AJAX 를 아무리 만져봤자, 회장님이 신기해하셨던 플렉스만큼의 떼깔이 안난다



이런 상황인데 개발자들만 빠져나간 것이다.




그러니 플렉스 프리랜서들의 품귀현상이 극심해지게 되었다.



어떤 양반들은 플렉스가 화려했던 시절보다도, 돈을 더 받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말이다...









저물어가는 해는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걸 부정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미 말했지 않나... 




소녀는 마지막 잎새로 생명을 얻었다니깐?








(주인이 바뀐 앞날은 과연...)










[체력이 국력, 피처폰 UI] 로 이어집니다














Posted by 미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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